자계예술촌 제21회 산골공연예술잔치

충북 영동군 용화면에 소재한 자계예술촌은 10월 3일부터 5일까지 21회 산골공연예술잔치를 개최한다. 이번에는 무더운 날씨로 인해 매년 8월 중순에서 10월 초로 변경하였다.

첫째 날인 10월 3일 오후 5시 30분부터는 지난 산골공연예술잔치(이하‘산골’) 20회 동안 늘 그래왔듯이 무료로 잔치국수를 관객과 나눈다. 이어서 용화면 풍물패와 학산면 상시마을 풍풀패 그리고 무주군 설천면 풍물패가 연합하여 개막 길놀이로 판 열음한다. 식전 공연으로는 외발자전거를 탄 광대가 등장하여 ‘어릿광대 매직서커스 벌룬쇼’를 선보이는데 공연 말미에 관객과 함께 비눗방울을 날리고 박을 터트리며 ‘산골’ 시작을 알린다. 7시 30분 첫 공연으로 다양한 춤판이 야외무대에 오른다. 한국 최초 부토 (땅을 밟은 춤) 무용가인 서승아씨가 평생을 자식들 먹여 살리려 온갖 힘겨움을 감내한 우리네 어머니들의 삶을 담은 ‘어머니의 늙은 호박’을 내놓는다. 이어서 온앤오프 무용단의 ‘우리의 기원’이 무대를 잇는데 현대 무용적 몸짓으로 우리의 삶은 자연과 우주와 깊이 연결되어 끊임없이 진화해 왔음을 우리 신체가 보유한 여러 감각적 경험을 통해 역동적으로 보여준다. 춤판 마지막 공연은 청주를 기반 삼아 활동하고 있는 강민호 무용단의 ‘곡, 울며 곡하다’이다. 시대의 상처와 아픔을 위로하는 춤 작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강민호씨가 안무와 출연을 맡은 이 작품 역시 한 시절 꽃처럼 붉게 살다 간 이들에게 위로와 평화를 전하는 작품이다. 올해 옛 교실이었던 소극장 내부 개선 작업으로 기존 바닥을 걷어 낸 나무바닥재를 양쪽 벽면에 붙였다고 해서 바닥선 소극장이라 이름 붙인 자계예술촌 소극장에서는 8시 50분에 지정남의 1인극 ‘환생굿’이 올려진다. 올 9월 박효선연극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30여년 간 마당극 배우이자 극작과 방송, 연출 작업을 병행해 온 지정남씨의 1인극으로 5, 18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억울하게 죽은 망자를 환생시켜 보겠다는 초짜 무당의 첫 환생굿 이야기다.

10월 4일 오후 7시 30분 자계예술촌 야외무대에서는 인디음악뮤지션들의 ‘자계산골 작은음악회’가 열린다. 부산과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독립 뮤지션들의 무대로 포크, 모던록, 일렉트로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저마다의 자리에서 삶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개성 강한

뮤지션들 여럿이 한 자리에 선다. 이어서 소극장으로 자리를 옮기면 서울 소재 극단 경험과 상상의 ‘경숙아 사랑한다’를 볼 수 있다. 1979년 부마항쟁을 배경으로 공장 노동자, 다방 아가씨, 여대생인 세 명의 진숙이가 당시 상황을 세미뮤지컬 형식으로 드라마틱하게 펼친다.

10월 5일 오후 3시에는 자계예술촌 바닥선 소극장에서 짝패들의 ‘심심풀이’가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충북문화재단 창작지원작으로 현 자계예술촌 예술감독인 박창호와 청주 씨알누리

풍물패 대표인 라장흠이 짝을 이뤄 탈춤과 풍물 장단이 어우러진 독특한 형식을 지닌 공연을 

선보인다. 둘은 40여년 전 대학에서 탈춤을 만난 인연으로 박창호는 연극연출가로 라장흠은

풍물패 상쇠로 현재도 여전한 현역이다.

이번 산골공연예술잔치도 영동군에서 후원하며, 감동후불제로 관객이 느낌 만큼을 스스로 정한 관람료로 지불하면 된다. 자계예술촌은 깊은 산골에 위치한 만큼, 해가 지면 기온이 떨어짐을 감안하여 여분의 옷가지를 준비해 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자계예술촌 제21회 산골공연예술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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